아이스와인 vs 귀부와인

— 자연이 만든 순수함과 곰팡이가 만든 농축미, 그 미묘한 차이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는 **아이스와인(Icewine)**과 **귀부와인(Noble Rot Wine)**입니다.
둘 모두 고급 디저트 와인의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만드는 방법과 풍미의 본질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 차이 속에서, 현대 소비자들이 더 선호하는 흐름은 조금씩 아이스와인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 1. 건강 트렌드에 맞는 ‘저알코올 와인’

대표적인 귀부와인인 프랑스 소테른(Sauternes)은 알코올 도수 13.5% 이상이 일반적입니다. 이 수치는 와인을 삼킬 때 목을 타고 지나가는 알코올의 뜨거움과 무게감을 분명하게 느끼게 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음주는 하고 싶지만 부담은 줄이고 싶은’ Low-Alcohol(저알코올) 트렌드를 선호합니다.

반면, 아이스와인은 대부분 9~11%대의 낮은 도수를 유지합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디저트 와인의 농축된 달콤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목 넘김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순합니다.

사진: 씨야 레이터 랜치 비달 아이스와인 9% vs 소테른 귀부와인 13.5%

✔ 2. 곰팡이 기반 vs 자연 기반

귀부와인은 Botrytis라는 곰팡이균에 포도가 감염되었을 때 만들어집니다.
물론 이 감염이 ‘귀부화(Noble Rot)’로 잘 진행되면 멋진 풍미를 주지만,

잘못되면 **Gray Rot(회색 부패)**로 변할 위험
모든 과정이 100% 수작업
포도 자체가 ‘곰팡이에 감염된 상태’라는 점에서 오는 호불호

이런 요소 때문에 귀부와인은 마치 ‘원숭이 배설물에서 나온 고급 커피(코피 루악)’처럼,
이해하고 즐기는 사람은 극찬하지만, 누구에게나 어울리지는 않는 와인입니다.

사진: 수작업을 거치지만 수작업으로 인해 100%걸러 낼수는 없는 썩은 포도 Gray rot

반면, 아이스와인은 자연 온도만이 만드는 가장 ‘깨끗한 방식’의 와인입니다.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남겨두었다가
영하의 자연 환경에서 얼었을 때 즉시 수확하고 압착하여
물이 얼어 고체로 남고, 당분과 향은 더 농축된 형태로 추출됩니다.

그래서 아이스와인은 종종 **“Clean Wine”**으로 불립니다.
곰팡이나 화학적 개입 없이, 오직 자연 현상으로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사진: 눈덮인 자연상태에서 언 포도

✔ 3. 맛의 방향성

귀부와인

꿀, 살구, 건조된 과일
풍미가 깊고 농축적
‘곰팡이 특유의 뉘앙스’를 즐길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