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와인은 GI (지리적 표시) 또는 하위 GI를 넘어, 단일 포도밭의 이름을 따서 라벨링되기도 합니다. 와이너리와 재배자들이 각기 다른 포도밭을 운영하고 경험을 쌓아가면서, 포도밭마다 지닌 미묘한 차이와 고유한 품질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특성과 차별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와이너리들이 단일 포도밭에서 100% 수확한 포도로만 와인을 양조하여 병입하고, 해당 포도밭의 진정한 표현을 와인에 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 또한 동일한 품종과 유사한 양조 방식으로 만들어졌더라도, 포도밭이 다르면 풍미에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경험하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바로 단일 포도밭 와인이 탄생하게 된 근간입니다. 단일 포도밭 와인이 반드시 여러 포도밭의 블렌드 와인보다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특정 장소의 개성과 정체성을 와인 속에 온전히 담아낸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포도 품종과 넓은 지역의 GI만으로는 그 포도가 어떤 특성을 지닌 환경에서 재배되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와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최상급 와인 중 상당수가 단일 포도밭에서 생산됩니다.
비록 이 산업의 역사가 비교적 짧더라도, 많은 포도밭이 이미 수십 년 이상 되었고 3분의 1 이상은 지난 세기에 조성되었습니다. 와인메이커와 포도 재배자들이 각 포도밭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게 되면서, 어떤 장소가 고품질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식별할 수 있게 되었고, 품질이 유망한 포도밭에는 특별한 관리와 정성을 기울여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도밭의 이름을 와인 라벨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그 와인이 특정 떼루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리는 수단입니다. 이에 따라, 단일 포도밭의 이름을 내세운 와인이 점점 더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하위 지역(sub-GI)의 명성을 쌓아가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단일 포도밭의 명성을 구축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나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여러 생산자들이 나누어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BC)의 경우 대부분 한 포도밭이 단 한 명의 생산자에게 귀속되어 있습니다. 한 생산자가 특정 포도밭의 이름을 내건 와인을 직접 만들게 되면, 해당 포도밭의 명성을 단독으로 책임지고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는 느릴 수 있는 과정이지만, 포도밭의 이름이 다양한 브랜드 속에 묻히지 않고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