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레와인이 팔지 않기로 한 와인 이야기

티레와인이 팔지 않기로 한 와인 이야기

와인을 소개하는 일은 늘 설렙니다.

특히 제가 졸업한 Queen’s University 동문 중 한 분이 오카나간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더욱 그랬습니다. 작은 연결고리지만 괜히 더 반갑고 기대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 와이너리의 스파클링 와인은 세계적인 샴페인 전문가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와인이며, 실제로 티레와인에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기대와는 조금 달랐던 한 병

해당 와이너리의 프리미엄 라인 중 하나를 개인 비용으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한 와인 모임에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모임장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독립적인 의견도 함께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기대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향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맛의 구조와 밸런스, 그리고 전체적인 완성도가 프리미엄 가격대를 충분히 설득하기에는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저 역시 시간을 두고 다시 마셔보았고,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와인은 향뿐 아니라 산도, 질감, 밸런스, 여운이 하나의 구조로 이어질 때 더욱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래서 그 와인은 티레와인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구매한 병은 개인적으로 즐기게 되었지만, 그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어떤 와인인지 밝히지 않을까요?

와인을 배우면서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문화 중 하나는 '관용'이었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공개적으로 혹평하거나 낮은 점수를 주기보다, 조용히 언급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문화입니다.

와인은 공장에서 동일하게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니라 자연이 만든 농산물입니다. 기후와 토양, 빈티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번의 경험만으로 와이너리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와이너리인지, 어떤 와인인지 공개하지 않습니다.

비판으로 신뢰를 얻기보다, 제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와인만 소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티레와인의 기준

티레와인은 모든 캐나다 와인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판매하지 않는 와인이 더 많습니다.

  • 스토리가 좋아도,
  • 유명한 평론가의 추천이 있어도,
  •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와인이어도,

직접 마셔보고,

독립적인 의견을 듣고,

스스로 납득되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고객 한 분이 받아보시는 한 병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기에 그 과정을 생략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장 한 병을 더 판매하는 것보다, 몇 년 뒤에도 다시 티레와인을 찾아주시는 것이 더 큰 가치라고 믿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선택들이 하나씩 쌓여, 티레와인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캐나다 와인의 기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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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Hoh
Founder, Tyre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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