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속에서 발견한 작은 보석, 와인 다이아몬드(Wine Diamonds)

얼마 전 벚꽃이 만개한 봄날, 리코 밤비노 비오니에(Ricco Bambino Viognier)를 한 잔 따라 마시고 있었습니다.
비오니에 특유의 향기로운 꽃향과 잘 익은 살구, 복숭아 풍미를 즐기던 중 병 안에서 작은 반짝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설탕이 굳은 것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작은 수정 조각처럼 빛나는 결정체였습니다.
알고 보니 이것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흔히 "와인 다이아몬드(Wine Diamonds)"라고 불리는 천연 결정체였습니다.

리코 밤비노 비오니에 병 안에서 발견된 와인 다이아몬드.
와인 다이아몬드는 무엇일까요?
와인 다이아몬드의 정식 명칭은 타르타르 결정(Tartrate Crystals) 입니다.
포도에는 자연적으로 타르타르산(Tartaric Acid)이 존재하는데, 와인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이 타르타르산이 칼륨과 결합하면 작은 결정 형태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 결정체는 투명하거나 반투명한 수정처럼 보이며, 때로는 병 벽면이나 코르크 주변, 또는 병 바닥에 붙어 있는 모습으로 발견됩니다.
외형이 다이아몬드 조각처럼 반짝이기 때문에 와인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와인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을 사용해 왔습니다.

병 벽면에 붙어 있는 와인 다이아몬드의 모습.
품질 문제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많은 와인 전문가들은 와인 다이아몬드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봅니다.
결정체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와인이 상한 것도 아니고, 품질이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맛과 향에도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부 와이너리들은 출하 전에 강한 저온 안정화(Cold Stabilization) 과정을 거쳐 이러한 결정을 제거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병 안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요?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
타르타르 결정은 포도에서 유래한 천연 성분이며, 식품 업계에서는 오히려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설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설탕은 아니며, 유리 조각도 아닙니다.
실수로 함께 마셔도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 자연주의 와인이나 소규모 생산 와인에서 더 자주 보일까요?
모든 와인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자연주의 와인(Natural Wine), 최소 개입 와인(Minimal Intervention Wine), 그리고 소규모 생산 와인에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생산자가 와인을 지나치게 가공하거나 안정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형 상업 와인은 소비자가 병 안에서 침전물을 발견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공정을 통해 이러한 결정체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부 생산자들은 와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남기기를 선택합니다.
그래서 와인 다이아몬드는 때로 생산자의 철학을 보여주는 흔적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한 가지 오해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와인 다이아몬드는 내추럴 와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 프리미엄 와인, 심지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와인에서도 발견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이를 와인이 지나치게 가공되지 않았다는 자연스러운 증거 중 하나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와인 다이아몬드.
자연이 남긴 작은 서명
우리는 종종 완벽하게 맑고 깨끗한 와인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자연은 항상 균일한 모습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포도밭의 계절이 남긴 흔적이 병 안에서 작은 결정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리코 밤비노 비오니에 병 속에서 발견한 와인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은 결정은 결함이 아니라 자연이 남긴 서명일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포도가 햇빛을 받고 자라고, 수확되고, 발효되고, 숙성되는 긴 시간을 지나 탄생한 작은 흔적.
그래서 와인 애호가들은 이것을 단순한 침전물이 아닌 "와인 다이아몬드"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병 속에서 발견한 가장 작은 보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번에 와인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와인
이번에 와인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와인은 리코 밤비노 비오니에(Ricco Bambino Viognier) 였습니다.
오카나간 밸리에서 생산된 비오니에(Viognier) 품종의 화이트 와인으로, 살구, 복숭아, 허니서클(Honeysuckle)과 같은 향기로운 아로마와 부드러운 질감이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와인 다이아몬드는 결함이 아니라 자연이 남긴 흔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마시는 와인이 얼마나 자연에 가까운지를 보여주는 작은 증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